M: 이 책의 역자이자 문학평론가 황병하님의 설명 그대로 '작금에 들어 아무도 20세기 후반의 새로운 지성 사조인 독자반응이론, 후기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이 보르헤스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20세기 지성을 대표하는 푸코, 데리다, 움베르토 에코, 옥타비오 파스, 존 바스 등이 서슴없이 내뱉는 단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보르헤스는 이 작품집들을 가지고 20세기 후반을 창조해 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말에 저는 동의 하는 편입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제가 본 가장 흥미로운 사람 중 한 명입니다.
M: 19세기 말 ~ 20세기 초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해 예술·문학·철학도 기존 방식을 깨고 새롭게 해야한다는 흐름인 모더니즘은 전통·관습·고전적 규칙을 거부하고 새로움, 실험, 혁신을 추구한 운동입니다. 산업혁명으로 도시화, 기계, 대량생산이 등장했고 사진의 등장으로 회화는 더 이상 있는 그대로 그리는 기술이 필요가 없어지며 전쟁, 제국주의, 사회적 혼란이 팽배하던 시기였습니다. 또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다윈과 같은 새로운 개념 그리고 과학들이 등장했지요. 이러한 변화들은 사람들에게 옛날 방식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라는 감각을 주었고 예술가들은 지금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았습니다. 모더니즘은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추상화(칸딘스키), 입체파(피카소)와 같은 화가들이 등장했고 서사 구조를 깨뜨린 소설 제임스 조이스(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나 버지니아 울프같은 작가들이 등장했습니다. 또 더 이상의 외부 세계를 카피하는 것이 아닌 내면의 세계에 집중을하게 되었고 인간의 의식 흐름, 감정, 내면의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새로움과 진보가 빛을 받는 시대가 되었죠. 기존의 모든 규칙을 의심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옛 방식으로는 지금의 세계를 표현할 수 없다 그리고 새로움이 가치라고 생각하는 이 생각은 고전적 미학, 사실적 재현, 서사 구조, 전통적 문법, 종교 도덕 권위등을 거부하는 편이였고. 저항이 파괴였고 형식의 혁명이였으며 '새로움'이라는 단어와 연결되었죠. 이러한 변화는 조금 강하게 말해서 모더니즘의 한계였을까요. 모더니즘의 저항은 대부분 버티컬한 저항이였으며 기존의 것에서 저항하려는 이 행위가 결국 어떤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답을 찾으려는 행위 이를 비판하며 등장한것이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볼 수있을지요... (모더니스트들이 결국 포스트 모더니즘까지 온 것일 겁니다..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했죠. 지금의 세상 또한 포스트 모더니즘으론 설명할 순 없습니다..)
M: 포스트 모더니즘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충격으로 발아했다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모더니즘의 의심 진정한 진보라는게 무엇인가? 라는 회의감이 등장했지요. 그 후 60년대 후반 건축가들이 모더니즘 건축(바우하우스, 직선, 기능주의)를 비판하며 이야기를 합니다. 70년대 미셸 푸코와 자크 데리다 그리고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같은 철학자들이 사조로 확립을 시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고정적 체계를 의심하는 태도일까요?
M: 읽고 난 감상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것입니다. 내용이 완전히 동일해도 저자의 삶이 다르면 다른 작품이라고 얘기 해주는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처럼 말이죠. 저는 픽션들 17편의 단편에 관해서 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1개를 골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는 문학의 유일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의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돈키호테는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가 쓴 소설입니다. 세르반테스는 17세기 스페인의 소설가, 시인, 극작가로 군인으로도 활약했으며 전쟁에서 왼팔을 읽고 해적에게 포로로 잡혀 노예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해요. 이러한 경험 덕분인지 위대한 작품을 남겼죠. 돈 키호테(1605년, 1616년)는 유럽 최초의 근대 소설로 평가받으며, 스페인 문학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 명작입니다.
M: 돈키호테가 왜 명작인가에 대한 이유는 다양할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내면, 현실과 환상의 충돌, 사회 충자 등 오늘날 소설이 갖는 요소들을 거의 처엄으로 본격적으로 구현한 세계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고 불리는 점 즉 지금의 우리가 소설이라고 부르고 있는 형태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있고 현실과 이상의 충돌을 잘 쓴 작품중 하나이죠. 돈 키호테는 기사도 소설에 미쳐 현실을 환상으로 해석하는 인물이고, 산초는 현실적인 농부입니다. 이 둘의 관계는 지금까지도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대표적 비유로 쓰인죠.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는 장면은 세계 문학 전체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상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기사도는 허구였다는걸 인정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돈키호테는 정말 슬펐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보르헤스는 자신의 소설에서 가상의 인물 피에르메나르를 등장시켜 돈키호테의 저자로 설명합니다. 피에르 메나르는 소설가였고 부인 바슐라에는 그의 소설을 정리해주었죠. 소설 속 나는 이 정리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메나르의 작품중 가장 위대한 것이 누락되어 있다고 생각했죠. 돈 키호테의 1부의 9장과 38장 그리고 22장의 일부 즉 메나르가 세르반테스가 쓴 돈키호테 그 자체를 쓰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메나르는 이를 위해 17세기 당시의 스페인어를 거의 마스터하고 가톨릭 신앙을 가졌다거나 이슬람인과 전쟁을 벌이는 등 세르반테스 자체가 되고자 했습니다. 메나르는 12,13세에 '돈키호테'를 읽었고 이 작품은 우연에 기반해 우발적으로 쓰여졌다고 믿었고 이것을 다시 쓰기로 했지요.
M: 보르헤스는 돈키호테의 저자를 피에르 메나르라고 주장하고 문학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에 도전을 하고있었습니다. 어떠한 영원성 그리고 유일성을 부정함으로서 독서를 풍요롭게하는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이건 마치 수학자 칸토어와도 어느정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공은 메나르와 세르반테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고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이므로 그들이 완전히 같은 소설을 쓰더라도 이는 다른 것이라는 견해를 갖었습니다. 몇 백년의 시간이 지나고 의미가 퇴색되고 어떠한 상징만 존재하는 그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믿고 있던 어떤 절대적인 것에 관하여 생각을 주는 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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